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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의 Run to Fly. 계류 이동 방법과 포인트 선택요령 -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명당 찾기

by 사계 B 2024. 6. 30.

(사진 : 닊시춘추)

 

캐스팅할 위치와 공략 포인트를 정하는 것을 포지셔닝(Positioning)이라고 한다. 포지셔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어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나를 숨기고 대신 먹이를 보이게 하는 것이다.
물이 매우 맑은 계류나 강에서는 대상어들이 상당한 경계심을 갖고 머물고 있다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다. 이러한 조건에서 무턱대고 포인트로 근접하다보면 대상어에게 낚시인이 노출될 수 있고 겁을 먹은 대상어는 플라이를 공격하기는커녕 도망가기에 급급할 것이다.

물속으로 들어가서 이동하지 마라

대상어들은 항상 머리를 물 흐름의 상류 쪽으로 향하고 있으므로(장소에 따라서는 물에 와류가 생겨서 대상어가 하류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가능한 한 하류에서 상류 쪽으로 접근하여 공략하는 업스트림(Up Stream)을 해야 한다. 하류 쪽으로 캐스팅해서는 원활한 드래그프리(Drag Free, 플라이가 유속에 맞춰 자연스레 흘러가는 것) 상태를 만들어주기가 어려워진다. 강처럼 포인트의 범위가 넓은 장소에서는 하는 수 없이 강심을 향해서 크로스캐스팅을 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가능하면 상류 쪽으로 캐스팅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포인트마다 수심이 다르고 대상어가 머물고 있는 수심층은 수시로 바뀐다. 대상어는 상당히 넓은 범위를 볼 수 있으므로 그 시야의 바깥쪽에 포지션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없이 시야 내로 접근해야만 한다면 자세를 낮추어 들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소리만 들리는 계류에서 사람이 접근해 첨벙대는 소리는 물고기들에겐 천둥번개가 친 것처럼 놀랄만한 일일 것이다. 물속을 걸으면서 낚시하겠다는 것은 낚시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능하면 물 밖으로 조용히 움직이고 불가피하게 물속으로 이동해야 한다면 물을 밀고 다닌다는 기분으로 서서히 움직여야 한다.
대상어가 머물고 있는 곳은 외부의 적으로부터 몸을 피할 수 있고 먹이를 원활하게 섭취할 수 있는 장소일 것이다. 수심이 깊은 곳이나 물속 바위의 그늘지대, 포말 속 등이 그렇다. 이러한 포인트는 수온이 바뀌는 계절에 따라 혹은 먹잇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이른 봄

물 흐름이 약한 소가 포인트다. 겨우내 얼어 계곡의 얼음은 이때부터 막 녹기 시작한다. 그래서 수온이 여전히 차다. 대상어가 서식하기에 적당한 적정수온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므로 유속이 너무 빠른 급류지대는 그다지 좋은 포인트 역할을 못한다. 대상어는 수심이 깊고 물의 흐름이 약해지는 소의 가운데나 머리 부분에 주로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공략해야할 포인트가 한 곳에 몰려 있으므로 포인트를 잡기에는 그다지 어려움은 없는 계절이다. 다만 이러한 장소는 계곡의 폭이 다른 곳에 비해 넓고 수심이 깊다보니 낚시인이 접근하기에 불리한 점이 많다는 단점도 있다. 또한 유속이 느리다 보니 대상어가 플라이를 쳐다볼 여유 시간이 많아져서 플라이에 대한 경계심을 많이 가진다. 따라서 한 번의 캐스팅이라도 라인의 착수에 주의하도록 한다. 가능하면 수면을 라인으로 때린다든지 하는 불필요한 소음을 줄이는 부드러운 캐스팅을 한다. 수온이 떨어진 이른 아침보다는 햇살이 퍼져 수온도 조금은 오르기 시작하는 오전 9시 이후가 조황이 더 뛰어나다. 


■봄·초여름·가을

계류낚시의 호시기로서 포말 거품이 이는 여울지대를 노린다. 수생곤충들의 우화도 많이 일어나는 시기이므로 대상어들은 활발하게 먹이를 취한다. 대상어들은 소는 물론이고 여울의 급류지대까지 활동반경을 넓혀 먹이활동을 벌인다. 빠른 유속으로 인해 먹잇감이 될 만한 것을 자세히 관찰할 여유가 없게 되고 따라서 먹잇감과 유사한 것이 떠내려가면 일단 공격부터 하고 보는 경우가 많다.
여울의 포말 거품이 일고 있는 곳은 여러 모로 유리한 포인트다. 낚시인의 모습을 가려주기 때문에 좀 더 포인트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소를 중심으로 상류와 하류엔 여울이 형성된다. 이 시기에 대상어들은 여울에 흩어져 있는 수중 바윗돌이나 수면 위로 돌출된 바윗돌 뒤 즉, 포켓(Pocket, 물흐름이 정면으로 맞닿는 바위 아랫부분)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포켓을 효율적으로 노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같은 포켓이라도 그 크기나 수심, 형태가 다양하다. 물이 흘러드는 지점과 중간지점, 물이 빠져 나가는 지점 등이 생기므로 대상어가 어느 지점에서 더 플라이를 잘 공격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낚시터엔 항상 변수가 따른다. 같은 포인트인데도 수량이 줄어들거나 낚시인이 한두 번 다녀간 뒤라면 낚시상황은 바뀔 수밖에 없다. 어쨌든 낚시당일 이러한 점을 고려해가며 낚시를 하다보면 그날의 패턴을 찾을 수 있고 그 다음부터는 낚시가 조금은 수월해진다.

■여름

냉수성 어종인 계류의 대상어들은 여름철엔 활발한 먹이활동보다는 올라간 수온을 피하기에 여념이 없다. 한낮엔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빠른 포말 속에서 은신하여 거의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플라이낚시로 이러한 장소를 노리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이 시기에 대상어들은 주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먹이를 섭취하게 되는데 이때는 당연히 낚시인도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될 것이다. 낮에는 포말지대에 무거운 님프 종류의 플라이를 사용하여 깊은 수심층을 공략해 보는 것도 좋다.

■겨울

물 흐름이 없는 얕은 수심 지역을 찾는다. 대부분의 계류터들은 시즌을 마감한 상태다. 그래도 얼음이 얼지 않은 곳이라면 낚시가 가능하다. 냉수성 어종은 수온 10~15도에서 가장 활발한 먹이활동을 한다. 하지만 겨울철은 워낙 수온이 떨어져 냉수성 어종인 산천어나 열목어도 먹이활동을 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계절에는 수심이 깊은 장소는 피한다. 햇살이 바닥까지 내비치어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을 찾는다. 물 흐름이 없는 얕은 수심의 포인트가 그런 곳이다. 포인트에 가보면 고기들이 모여 있는 것도 목격하게 되는데 이놈들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 워낙 수심이 얕고 물 흐름도 없는 장소이므로 이른 봄철의 낚시와 마찬가지로 접근하기 쉽지 않다. 캐스팅할 때 라인의 작은 착수음만으로도 물고기가 놀라 달아나버리기 때문이다. 라인은 가볍고 낮은 호수를 사용하고 리더라인 역시 길게 하여 착수음을 줄여줘야 한다. 포인트에 접근할 때는 주변의 바위나 기타 장애물에 몸을 숨기면서 조용히 다가간다.

포인트의 전체 그림 그리기 - 낚시 전 멀리 떨어져서 포인트를 훑어보라

현장에 도착하면 무조건 물가로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 굽이굽이 뻗어나간 계곡은 물가에 근접해 있으면 내가 과연 어느 곳에 와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금은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낚시할 포인트를 훑어보면 어디쯤에 서서 어느 지점을 공략할 지 훤히 보인다. 물론 처음 계류에 간 낚시인에겐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포인트의 전체 그림을 그려 놓고 캐스팅 지점이나 공략 포인트를 구상해보는 훈련을 많이 해봐야 한다. 어디쯤 대상어가 놀고 있을까? 그렇다면 접근은 어떻게 할까? 등등의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답을 내보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나중엔 자연스럽게 가장 좋은 위치에서 가장 좋은 포인트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